제목 윤석열 정권의 중고등학생 탄압에 의한 본 단체 중고생 20여명의 망명에 대한 입장문 등록일 2023.02.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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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중고등학생 탄압에 의한

본 단체 중고생 20여명의 망명에 대한 입장문


2023.02.25


 저희 중고등학생들의 대선배나 다름없는, 존경하는 촛불시민 여러분. 저희 단체는 구성원 전원이 중고등학생이거나, 졸업한 ‘선배 촛불중고생(20대)’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상상할 수 없을 수준의 강력한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이는 결코, 중고등학생이나 20대들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중고등학생 단체를 향해 정권은 천문학적 액수의 수천만원 과태료・환수조치부터, 명백한 가짜 뉴스를 통한 마녀사냥과 인신공격, 교육당국에 의한 소속 학생들의 학교 내에서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표적탄압, 그리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까지 벌였습니다. 이는 전방위적이었고, 잔인하였으며, 중고생들에게 한 치만큼의 퇴로도 열어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고작 단 두 차례, 윤석열 정권의 교육정책을 규탄하는 중고등학생 촛불집회를 열었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희 중고등학생들은 첫 탄압이 시작된 2022년 10월부터, 수 개월에 이르기까지 저희 역량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여 탄압을 이겨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권의 탄압은 너무나도 극악무도했고, 또한 무자비했습니다. 탄식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의 탄압 속에, 결국 주요 탄압 대상이 된 저희 단체의 중고등학생 지도부 20여명은 더 이상 한국에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 하여 망명을 결정하였습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지도부급 중고등학생 20여명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성인 선배 약 5명은 지난 1월 3일부터 2월 23일까지 약 두 달에 걸쳐서 서구권 국가들로 나누어 망명에 나섰거나 나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해당 구성원들 중 어떠한 형태로든 당국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수단(조기유학 등으로의 위장)을 쓸 수 있는 인원들은, 모두 최대한 안전한 망명을 보장받기 위해 최대한 가용 가능한 위장수단을 모두 사용하여 출국하였습니다.


 저희가 망명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된 이유, 저희가 한국에서 겪었던 끔찍하고 잔인한 고난의 세월들에 대해 이번 입장문을 통해 밝히고자 합니다. 그 이전에, 조선일보가 매번 저희에게 행하여 온 ‘가짜뉴스’를 사전에 반박하기 위해, 아래의 사항들을 고지합니다.


1) 중고생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성인 선배 5명여는 40~60대가 아닌, 전원 20대입니다. 이들은 모두 저희 단체가 창립된 2016년도의 ‘박근혜 퇴진 중고등학생 촛불집회’에 참여하였다가 졸업을 하여 성인이 된, ‘선배 촛불중고생’입니다.

 - 지금까지 극우 언론과 정권은 저희 단체가 ‘40대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라는 가짜 뉴스를 뿌려왔으나, 정말 황당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단체 구성원 300명 중 절대 다수는 중고등학생이며, 일부 성인들 또한 전원이 20대로써 ‘선배 촛불중고생’에 해당합니다.


2) 저희가 망명을 간 곳, 저희를 정치적 망명신청자 신분으로 받아준 곳들은 모두 ‘서구권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입니다. 이를 밝히지 않는다면 필히 일부 극우 언론들은 우리들이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 이란 등의 제3세계・동구권 국가로 간 것 아니냐는 가짜뉴스를 살포할 것이 예상되어, 명백히 밝힙니다.


3) 중고등학생들에게 ‘나이주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밝힙니다. 망명에 나선 중고등학생들은 한국 정권의 각종 탄압에 의해 심각한 생명과 구속의 위협을 받았기에 고심 끝에 자발적 결단으로서 망명을 결정하였습니다. 성인 선배들은 오직 이들을 돕기 위해 망명에 함께 하였을 뿐입니다. 이들조차 전부가 20대이며, 이 전 과정에 3~40대 이상은 전혀 ‘배후’로써 개입한 사실이 없습니다. 극우 언론과 정권이 우리 중고생들을 향해 ‘40~50대 배후세력’에 의해 납치・유괴된 것 아니냐는 가짜 뉴스를 살포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밝힙니다.


4) 망명 인원들은 서구 국가들로부터 망명 신청자 지위로 안전한 보호를 받으며 풍요로운 생활 환경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일부 극우 언론에서의 여론 호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밝히며, 편의를 제공해준 국가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중고생들이 촛불 하나 들었단 이유만으로,

중앙정부・지방정부・극우언론의 ‘전방위 표적탄압’


  저희 중고등학생들은 ‘윤석열차 논란’, ‘일제고사 부활 논란’, ‘이주호 장관 임명 논란’에 중고생들은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11월 두 차례에 걸쳐 ‘중고등학생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저희를 향한 탄압은 ‘촛불집회’ 시작 전부터 이루어졌습니다. ‘디시 국민의힘 갤러리’를 주축으로, 저희들이 촛불집회 참가를 종용하기 위해 집회 참가 시 봉사시간을 준다며 학생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말도 안되고 일말의 근거조차 없는 ‘가짜뉴스’가 살포되었습니다.

 이는 여당 국민의힘이 그대로 인용하여 발언하며, 언론에서도 검증 없이 그대로 사실인양 보도되었습니다. 윤금희 수석대변인,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해당 ‘가짜뉴스 살포’의 주범입니다.


 여성가족부와 서울시는 한밤중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중고등학생 동아리에게는 동아리 지원금을 전액 환수해 갈 것이라는 ‘협박성 엄포’를 놓았습니다. 연이어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중고생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한 각종 조치와 공문, 지침을 하달했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우리 단체 대전지부 중고생 회원들의 명단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촛불집회를 실제로 열기도 한참 전부터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는 헌법상 국민의 권리임을 학교에서 배웠기에, 좌고우면하지않고 오직 배운대로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탄압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를 강행하여 열자, 상상도 못 할 만큼의 더욱 거센 탄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탄압의 선봉에 선 것은 서울시였습니다. 서울시는 우리 단체,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취소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는 명백히 위법적인 판단임이 분명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단체를 향해, 과태료 1,04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우리는 처음에 이것이 ‘오해’로부터 비롯되었다 믿고, 선량한 마음으로 과태료의 철회 혹은 감면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지만, 서울시는 고작 40만원을 감면한 ‘1,000만원’을 최종적인 과태료로 확정하고 고지서를 발부하였습니다.


 경기도교육청도 가세하였습니다. 우리 단체 소속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심의위원을 일방적으로 해촉하였으며, 해촉 전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절차도 지키지 않는 등의 위법한 행위를 일삼았습니다.


 경찰의 수사는 정말 큰 압박이었습니다. 경찰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단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질적인 조사 관련 공문까지 저희 단체와 관계된 각지에 전송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당국의 ‘탄압 하달’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희 단체의 지도부・준지도부급 중고등학생 약 50여명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학교로부터 심각하고 부당한 탄압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부산지부・대구지부・진주지부・대전지부 등 지방에 거주하는 탓에 서울에서 열린 중고생촛불집회에 참가조차 못 한 학생들입니다.



 우리 단체 중고생들에게 가해진, ‘교육당국에 의한 잔인한 학생학대’


 단체 구성원인 A 학생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심각한 학대를 매일같이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같은 반 학생들을 모두 모아놓고 그 학생 앞에서 ‘이 학생은 촛불집회에 참가했으므로 나쁜 길로 빠지고 있다. 학생이 나쁜 학생의 길로 가는 대표적인 사례이니 잘 봐두어라.’라는 이야기를 수업 시간에 했습니다. 이후에도 그 학생과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을 따로 불러, ‘친구가 나쁜 길로 빠지는데 너희가 막지 못 한다면 너희도 나쁜 학생이다.’라며 친분관계도 무너뜨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학생이 신념을 포기하지 않자, ‘너 하나쯤 한 순간에 죽여버리면 아무 소리 없이 끝난다.’라며 협박하였습니다. A학생은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다른 구성원인 B학생은, 해당 학생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B학생이 촛불집회에 나오기 위해 평일에 학교를 결석했다.”라는 가짜 뉴스를 퍼트렸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촛불집회는 평일에 열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뻔뻔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이를 오해하였고, 해당 학생은 가정에서도 심각한 학대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또 다른 지도부인 C학생은, 복도에서 이성 친구와 수업시간 준비물을 물어보는 대화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선생님이 다가와 “원래 운동권은 전부 음란하고 문란하다. 너도 운동권이라 남자애와 말을 섞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봐라. 얘는 음란한 애이다. 너네도 촛불집회에 나가면 이렇게 음란해지니 조심해라.”라며 모든 학생들 앞에서 면박을 주었습니다.


 촛불집회 참가를 대놓고 비난하기 어려운 경우, 지능적인 탄압도 이어졌습니다. 본 단체에 가맹된 중고교 총학생회는 현재 약 20여곳입니다. 그 중 한 곳의 학생회 임원은 저희 단체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교무실에 불려갔습니다. 그 곳에서 선생님은 그 학생의 손에 자신의 담배를 쥐어주고는, “어디서 학생이 담배를 가지고 다녀!”라고 혼내키며 담배 소지죄로 교내봉사 징계를 내리고, 학생회에서 제적시키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학생은 흡연자가 아니었습니다.


 이 이외에도 강원, 충청 일부 지역에서는 저희 단체 지도부를 향한 체벌이 빈번하게 보고되었고, 방송실 마이크를 통해 교감 선생님이 해당 학생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전교에 들리게끔 혼내키는 일도 있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오직 ‘촛불집회’에 참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중고등학생들이 겪어야만 했습니다. 저희 단체가 파악한 건들만, 300여명의 중고생 회원들 중 50여명이 이러한 심각한 탄압을 매일같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고, 그 외 20여명은 한 두 차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저희 중고등학생들의 마지막 버팀목은 단체와 가정이었습니다. 특히 가정에서 저희를 보호해줄 수 있었다면, 저희는 망명이라는 선택을 할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전방위적 ‘마녀사냥’과, 학교측의 부모님을 향해 전화를 걸어 쏟아낸 ‘학생에 대한 악의적 이야기’들은 학생들이 가정에서조차 심각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받게끔 만들었습니다.


 한 학생은 우리 단체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가정에서 심각한 학대를 받았는데, 특히 우리 단체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뉴스가 나오고 나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부모님은 친오빠를 시켜 해당 학생을 처벌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친오빠는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해당 학생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행위를 일삼았습니다. 학생의 ‘잘못된 사상’을 빼놓겠다는 이유에서 행해진 ‘고문’이었습니다. 해당 학생은 여학생이었는데, 부모님에게 강제로 머리를 잘리기까지 하였습니다.


 다른 학생의 경우도 비슷한 고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 단체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님께 처벌받았는데, 그 방식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거실 한 가운데에 ‘정 자세로 서 있기’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자세가 흐트러지면 바로 뺨을 맞아야 했습니다. 이런 일상을 매일 매일 보내야 했습니다. 너무나도 힘든 상황 속에 끝내 우리 단체를 탈퇴하겠다고 부모님께 밝혔지만, 고문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일가 친척이 학대에 총동원된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 단체에 활동한다는 사실이 학교에 의해 가정에 통보된 한 학생은, 오랜만에 일가 친척을 모두 만나게 되었습니다. 해당 사실을 학교로부터 전해들은 부모님은 급히 외가 쪽 식구들을 모두 집으로 불렀고, 해당 학생을 현관문에 눕혀놓은 뒤 여러 명의 친척들이 달라붙어 발로 차고 밟는 처벌을 가하였습니다.


 엽기적인 수준의 일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었습니다. 한 학생은 촛불집회에 참가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새벽 1시부터 7시까지를 혼나는 시간으로 정해진 일과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이 학생은 이 시간이면 절대 잠에 들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주방 부엌 앞에 가만히 서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 목이 마른 가족들이 밤에 깨서 부엌을 오갈 일이 있으면, 그 학생의 머리를 향해 물건을 집어던지는 체벌을 받았습니다.



 사회에서는 정권에 의해 전방위적 ‘표적탄압’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주도에 의해 강력한 학대를 받았으며, 가정에서조차 잔혹한 고문을 받게 된 우리들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아동학대로 해당 상황을 신고하고, 적어도 당장 매일 반복되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찾아가는 경찰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손사래를 치며 “여러분을 학대 피해자로 접수해주면 촛불중고생시민연대 구성원을 도와주는 꼴이 되어 버리는데, 정권의 눈 밖에 난 단체를 도와줬다가는 내가 어떤 불이익이나 보복을 당할지 모르느냐.”라며 돌려보낼 뿐이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마지막 법적 구제수단으로서 변호사님을 찾아 해멨습니다. 국가보안법 수사, 서울시의 위법한 행정처분, 학교와 가정에서의 학대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경찰서에서 느꼈던 장벽이 그대로 존재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수임료를 어떻게든 드릴 수 있다고 해도, 변호사님들은 모두가 한사코 “해당 사건을 맡았다가는 우리 로펌도 정권의 눈 밖에 난다. 시국사건은 맡을 수 없다. 민변을 찾아가라.”라며 거절할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도와주시고 계신 변호사님은 지금까지 단 한 분, ‘법률사무소 이유’의 박은선 변호사님 한 분 뿐입니다. 심지어 수없이 많은 건들에 대해서 전부 다, 저희를 공익변론해주고 계십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시민사회의 도움 또한 받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에게 남아있던 단 1%만큼의 ‘그래도 안전할거야,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을거야.’라는 믿음이 무너져버린 순간까지 저희는 목도해야 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저희의 수임을 거절한 변호사님들이 추천한 ‘민변을 찾아가보라’라는 이야기를 실천했을 때 였습니다.


 민변은 물론이고 참여연대, 전교조, 정의구현사제단 등 여러 단체를 향해 수 차례에 걸쳐서 도움을 호소하고 연대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수 개월이 지난 아직까지 그렇다 할 답변을 받지 못 했습니다. 이는 결코 해당 단체들이 저희를 도와주기 싫어서 답신을 주지 않은 것이 결코 아닐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오직 저희들이 중고생들로만 이루어진 단체이기에, 대외협력 능력이나 노하우가 전무하여 제대로 된 소통을 이루지 못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중고생이 대부분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연대협력 역량을 키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딴에는 최선을 다 했지만, 시민사회로부터의 도움 또한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를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밝힌 단체는 단 두 곳, 안진걸 소장님의 ‘민생경제연구소’와 구본기 소장님・박예슬 아나운서님의 ‘시민주권운동’중점‘’뿐이었습니다. 저희의 미흡한 소통능력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연대를 해 주시겠다 약속해주신 두 단체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백 수천명의 기자명부를 어떻게든 모아서 수십 차례에 걸쳐 보도자료와 입장문을 내었지만, 어떠한 언론도 저희의 목소리를 단 한 줄 싣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희에 대한 정권의 일방적 주장이 발표된다면, 이에 대한 저희의 ‘공식 반박 입장 성명’정도는 담아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저희들이 믿었던 한겨레, 경향, 프레시안 등의 언론사에서조차 저희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것 역시 저희들이 중고생들로만 이루어져 있기에, 언론공보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탓이라고밖엔 생각이 들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역량이 한계이기에, 이 또한 저희가 최선을 다 한 노력을 펼쳤으나 도무지 방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가지 저희의 목소리를 담아준 언론사는 단 두 곳, 오마이뉴스와 MBC뿐이었습니다. 진정한 중립적 보도를 위해, 일방적인 희생양이 된 중고생들의 목소리를 담아주신 두 언론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에 마침내, 저희 단체 중고생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보았지만 이 상황에을 끝낼 방도가 전혀 없다는 결론을 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권의 잔혹한 탄압을 견뎌낼 역량도, 학교와 가정에서의 학대로부터 경찰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거나 구제받을 방도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가정과 학교에서 24시간 학대를 받고, 동시에 경찰과 정권으로부터 조사와 표적탄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본 단체 구성원 50여명 중 생명과 구속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음이 명백한 20여명은, 더 이상 선택지가 자살이 아니면 망명밖에는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끝내 우리가 ‘혼나야 하는 잘못된 삶을 살아온 학생’들이 아닌, ‘민주시민으로서 응당 의기에 찬 행동을 한 학생’임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인정받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망명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잔류 인원들 또한 위협에 처하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미성년자인 본 단체 구성원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서, 가능한 만큼 추가적인 망명을 지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끝내 우리는, 망명을 선택하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중고생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극악무도한 탄압을 홀로 견뎌낼 수 있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땅 수많은 촛불시민들은, 저희 중고생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력한 역량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저희 단체의 200명 이상 회원들은 한국에 남아있고, 10여명 이상의 중고생 지도부들도 최대한 신분을 숨긴 채 한국에 잔류하여 이들을 이끌 계획입니다. 저희도 끝까지 함께 할테니, 부디 이 말도 안 되는 세상을 함께 바꿔주십시오! 그리고 저희 중고생들의 망명에 연대해주시고 힘을 주십시오. 저희가 이제 기댈 수 있는 존재는 촛불시민 대선배님분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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